2026년 7월 6일 월요일

연구


보이지 않는 렌즈

각 분야가 자기 구슬의 세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연구는 그 구슬들의 시작 지점에 초점을 맞춘다

 

배경과 방법론

AI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인식의 전제이다. 있어도 있다고 인식이 안되는 공기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보는 작용을 좌우하는 매트릭스가 인식의 전제이다.

예를 들어 같은 프롬프트를 던져도 여러 AI 모델은 서로 다른 답을 내놓는다. 같은 모델 안에서 사고 모델의 버전만 바뀌어도 답은 또 달라진다. 이 차이는 말투나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다. 질문 이전에, 답을 도출하는 매트릭스 자체가 이미 다르게 짜여 있기 때문이다. AI만이 아니다. 우리의 인식에도 이런 매트릭스가 전제되어 있다. 매트릭스란 바로 인식의 굴절을 낳는 렌즈와 같다. 우리는 이 렌즈를 볼 수 없다. 이 렌즈를 통해 보기 때문이다.

학문 연구도 마찬가지이다. 한 분야 안에서 더욱 정밀하고 견고해지는 현대 학문 연구를 구슬 세공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려면 구슬을 만들어 다듬는 일과, 구슬들을 꿰는 일과, 구슬 자체를 형성하는 막인 매트릭스를 아는 일이 모두 필요하다. 환원적 연구가 구슬 세공이라면, 학제간 연구는 구슬 꿰기이며, 이 연구는 구슬을 이루는 막을 파악하는 일이다.

이 막은 구슬을 감싼 벽이 아니라 보는 방식 자체를 가리킨다. 우리는 막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막을 통해 본다. 그리고 이 연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막을 파악하려는 작업도 다른 막 안에서 이루어진다. 다만 그 향하는 방향이, 구슬 내부의 디테일이 아니라 구슬들이 형성되는 지점을 향해 있을 뿐이다.

막을 통해 보는 눈에 이 막 자체는 공기처럼 보이지 않는다. 막을 보지는 못하더라도, 그 막의 존재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막 안쪽의 디테일에서 시선을 거두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는 필연적으로 디테일을 놓치게 한다. 그래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보기에 이 작업은 성글고 부정확해 보일 수 있으며, 그 지적은 대체로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 작업은 필요하다. 세공만으로는 흩어진 구슬들의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없기에 전모를 보려면 꿰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막의 형성 조건을 아는 것은, 구슬들을 꿸 때 그 만나는 지점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선행작업이다.


로드맵

보이지 않는 전제를 연구하는 세 가지 방향은 다음과 같다

1/ 무엇이 보이지 않는가?

2/ 그 무엇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3/ 왜 보이지 않는가?(3)이다.


1/ 무엇이 보이지 않는가?

AI 모델에 따라 같은 질문에도 다른 답이 나올 때,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여기에서는 답이 나뉘는 경계로 거슬러 올라가, 답의 생성 이전에 이미 작동 중이던 전제의 흔적을 찾는다. 이때 인간 인지 연구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AI, 인지 작용의 특정 구조를 비추는 부분 거울처럼 탐구한다. 인간이 벌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쁜꼬마선충을 구조적인 모델로 삼아 탐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듯, 인간의 인지와 AI가 동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AI를 구조적인 모델로 삼아 탐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이 작동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가진다. 이 보이지 않는 작동의 비가시적 측면을 강조할 경우에는 전제,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공간적 측면을 강조할 경우에는 매트릭스, 그것이 이 차원과 저 차원으로 구분하는 지점을 강조할 경우에는 경계나 막으로도 부른다. 이러한 이름의 이동은 부주의가 아니라 이 연구의 관점 그 자체이다하나의 작동을 어느 측면에서 포착하는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도 하며, 대상을 포착하는 지점의 고유한 렌즈에 따라 인식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


연구: 전제된 주체 관련

[출간] AI 시대의 주체성 문제, 불교가 답하다 (2026) 불교평론·Buddhadharma (예정)

[예정] Diverging Perceptions: Why We See Differently

[예정] We See the Model, Not the World — What AI Ontology Reveals About the Conditions of Perception

 

2/ 그 무엇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보이지 않는 전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과, 그 전제의 작동 방식을 아는 것은 다르다. 여기에서는 그 전제가 어떤 구조로 형성되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어떻게 해야 작동이 멈추어 전제가 전제로 자각되는 인식이 드러나게 되는지, 정보이론을 모델로 하여 그 실마리를 추적한다. 그리하여 인식의 전제를 낳는 작용의 끝자리, 곧 인식 주체성 자체를 해체한다.


연구: 전제된 메커니즘 관련

[심사 중] AI-Induced Cognitive Overload

[예정] From Rigidity to Collapse: A Triadic Structural Analysis of Information Theory

[예정] Self as a Boundary

 

3/ 왜 보이지 않는가?

이 전제는 단지 투명해서 안 보이는 것이 아니다. 언어가 세계를 임의로 범주화하는 방식 자체가, 이 전제를 드러낼 수 없도록 짜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스펙트럼을 범주화하고 표상화하는 작업에서 생기는 필연적인 왜곡을 다루고, avyakata·neti neti·apophasis 같은 부정의 기법을 신비나 잔여가 아니라 잘못 굳은 범주를 능동적으로 푸는 방법으로 다시 읽는다.


연구: 전제하는 언어 관련

[출간] The Buddha's Avyākata and AI Pattern Recognition (2026). 청곡문화장학재단 지원.

[예정] A Philological Study of the Epistemological Structure of Avyākata: Focusing on MN72 Aggivacchagotta Sutta (2028). 박사논문. 한국연구재단 박사과정(수료)생 지원 프로젝트 선정.

 

A에서는 전제로 자각되지 않던 이 전제가 과연 존재하는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가를 묻고, B에서는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C에서는 이제 그 모습과 작동이 드러난 이 전제를, 그동안 왜 인식할 수 없었는가를 묻는다.



같은 방향을 보는 이들에게 이 글이 가 닿기를...

1/ WHAT_01_전제된 주체성

  이 글을 쓴 것은 누구인가? - AI 시대의 주체성 문제, 불교가 답하다 내가 쓴 글이 정말 내 글인지 의심스러워지는 때가 있다. AI에게 문장 하나를 다듬어 달라고 했을 뿐인데, 돌아온 결과가 원래 내 글보다 낫다. 그래서 문단을 맡긴다. 다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