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0일 금요일

1/ WHAT_01_전제된 주체성

 

이 글을 쓴 것은 누구인가?


- AI 시대의 주체성 문제, 불교가 답하다


내가 쓴 글이 정말 내 글인지 의심스러워지는 때가 있다. AI에게 문장 하나를 다듬어 달라고 했을 뿐인데, 돌아온 결과가 원래 내 글보다 낫다. 그래서 문단을 맡긴다. 다음엔 초고 전체를 넘긴다. 어느 순간 나는 저자가 아니라 편집자가 되어 있다. 그리고 마침내 묻게 된다. 이 글을 쓴 것은 누구인가?

이는 언뜻 보면 저작권 문제 같이 보인다. 그런데 좀 더 깊게 봐야 한다. 마우스가 혼자 움직이고, 알고리즘이 파일을 열어 이메일을 보낼 때, 정확히 '어디'까지가 '나'의 행위인가? 주체성은 이렇듯 조금씩 넘길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다 넘길 경우, 무엇이 남는가?

불교는 2,500년 전부터 이러한 질문들을 다뤄왔다. 고정된 자아가 없다면, 무아(anattā)에서처럼 '나'라는 것이 과정들의 임시적인 덩어리에 불과하다면, 행하는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문제가 발생할 때 책임을 지는 것은 누구인가? 불교가 드러내는 답은 받아들이기 쉬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호하지도 않다. 행위자는 없어도 결과는 온다. 

이 글은 이 오래된 관찰이 완전히 새로운 문제와 만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탐구한다. 칠식주(satta viññāṇaṭṭhitiyo)를 클라우드 기반 AI와 함께 읽고, 오온(pañcakkhandhā)을 정보이론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며, 업(karma)을 자율 시스템 시대의 책임 프레임으로 검토한다. 클라우드 AI는 수백만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단일 모델이다. 하나의 인식, 여러 몸. 이 고대의 분류는 이미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던 것일까?

이 글은 「AI 시대의 주체성 문제, 불교가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불교평론 여름호에 실렸다. 영어 편집본은 Buddhadharma에 게재 예정이다.


1/ WHAT_01_전제된 주체성

  이 글을 쓴 것은 누구인가? - AI 시대의 주체성 문제, 불교가 답하다 내가 쓴 글이 정말 내 글인지 의심스러워지는 때가 있다. AI에게 문장 하나를 다듬어 달라고 했을 뿐인데, 돌아온 결과가 원래 내 글보다 낫다. 그래서 문단을 맡긴다. 다음엔...